[훔쳐보기프로젝트]사랑의 나눔 - 헌혈

 

 

 

 

320ml의 빛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던 것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 후,  R.C.Y 라는 헌혈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대학진학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해 대한적식자사 총재상을 받으려고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나의 시각에는 많은 변화들이 일었다.

 

320ml가 가져다주는 엄청난 파급효과에 대해서 놀라지 아니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이 활동들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일이 있었는데, 그 사건은 나의 고3을 가장 힘들게 만든 원인 중에 하나 이기도 했다.

 

많은 시간이 흐른뒤라, 그때의 날짜에 대한 생각들은 많이 흐릿해졌지만, 사건은 3월 5일쯤으로 기억된다.

반배정을 받고 3월 9일에 있을 연합평가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엄마한테 충격적인 한통의 전화를 받았었다.

 

" 삼촌 체육관에 화재사건이 일어나서, 체육관은 다 타버리고 안에서 자고 있던 삼촌이  화재를 피하려 창문 밖에서  한쪽 팔로 매달려서

구조요청을 기다리다가 팔이 심하게 그을려서, 아무래도 절단을 해야할 것 같다는구나... 환자의 동의도 필요하고 이래저래 준비할 것이 많아서

내일 쯤으로 수술을 해야하는데, 이 수술이 혈액이 많이 모자르다고 하니, 헌혈증 모아서 보내주면 좋겠어....일단 될 수 있는대로 헌혈증 모아서 있어줘..

엄마가 다시 전화할게.. "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이럴때 쓰는 말인가 싶었다.

심장을 무언가가 관통해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고, 한편으로 안심스러웠다.

아직은, 아직은 삼촌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받았으니까.

 

모자르는 피 한방울 한방울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다시는 잃고 싶기 않았기 때문에,

나는 동아리 활동의 인맥을 총 동원하여 헌혈증을 모으기 시작했다. 16개의 헌혈증을 모아서 서울 병원으로 보내주었고,

시골에서 나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팔을 절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미 신경조직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불능의 상황이고 방치했을 경우,

본인의 팔이 썩어들어가서 정신적으로나 건강상으로나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삼촌이 걱정됐다. 갑자기 찾아온 불행 앞에서 삼촌은 얼마나 억울하고 속상할지.

그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이겠지.....

 

반나절 이상을 꼬박 기다린 후에야 수술이 성공적으로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부족한 혈액을 바로바로 수혈해줄 수 있어서 가능했다라는 말과 함께.

 

그 전화한통을 받는 순간, 삼촌의 웃는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에 안도감이 찾아왔다.  

 

 

그 사건 이후로 나는 헌혈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다. 언제 어디서 나의 수혈이 또 다른 생명에게 희망을 안겨줄지 모르는 일이니까.

 

대한적십자사는 말했다.

" 인류가 있는 곳에 고통이 있고, 고통이 있는 곳에 적십자가 있다. " 라고.

 

이외수 선생님도 말했다.

" 사랑받는 것들은 모두 고통을 느낀다 " 라고.

 

고통을 받는다는 것은 예전에 사랑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고통이 행복으로 바뀌어 그 소중한 가치들을 느낄 수 있게, 너무나 가혹한 기회비용 치르지 않도록,

꾸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것 같다.

 

 

 

△▲ ghoo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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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후트리 GHOOTREE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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